‘어머니연구’에서 ‘소통프로젝트’로
프로젝트

2023년 7,8월호 소식지(260호)

<정신건강연구소>

6월 2일 어머니 연구모임


 
‘어머니연구’에서 ‘소통프로젝트’로

한문순

 

조만간 '어머니 연구' 세 번째 자료집을 내게 된다. 모람들의 원고를 점검하고 그 이후 이야기를 나눴다. 세 번째 자료집이 나오면 그 후에는 정신건강연구소 새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어머니 연구'는 하나의 분과로 남아 그대로 이어갈 수 있겠고, 그 과정에서 다져진 방식을 더 발전시켜 ‘소통 프로젝트'가 새로 시작될 것이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너 나 할 것 없이 가족 사이에 소통과 이해가 얼마나 빈약하고 얕은가를 확인했다. 엄마는 의존적이고 아버지가 관계를 주도한다거나, 엄마가 나이든 딸을 여전히 아이로 보고 잔소리한다거나, 엄마가 원하는 교사가 되라고 강요하며 칭찬 받을 일을 할 때만 좋아했다거나, 집안에선 존재감이 없다고 여겼거나, 엄마 기준에서 벗어나면 죽을 것 같았거나, 각자가 내가 생각하는 엄마라는 일정한 틀이 있었다. 

 

살아온 시간만큼 쌓인 고정관념은 더 묻고 궁금히 여기며 이해를 위해 파고들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했다. 활발한 소통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내가 다 안다는 착각이 너 나 없이 있었다. 엄마나 나나 서로 자신의 마음과 의도를 적절히 알리고 제대로 들으며 파악하지 못해 서로를 향한 고정관념은 단단히 굳어지고 오해만 양산하며 엉뚱하게 갈등하는 일이 즐비했다. 

 

그러나 연구 모임에서 뚜껑을 열어 확인한 엄마들의 실상은 의존적인 삶이라기보다 여유 있게 아버지를 이해하며 자신의 중요한 세계를 존중받는 삶에 가까웠다. 또한 엄마의 사랑과 걱정을 딸이 이해하는지 알 수 없어 계속해서 잔소리로 나타나는 것이었으며, 칭찬하는 딸의 모습만이 아니라 다른 면을 보고 있음에도 딸이 소통을 차단하면서 약점도 공유하는 편안한 관계로 진전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우리는 다음 프로젝트에서 풍성한 소통을 위해 제대로 듣고 알리며 서로 이해하고 성장해 가는 길을 모색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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