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코로나19시대, 햇병아리 프리랜서의 삶이란  

2022.3. 소식지(246호)

<코로나19 시대, 우리 이야기>

 

코로나19 시대, 햇병아리 프리랜서의 삶이란  


이인미

 

2022년 1월 현재 나는 이름도 근사한, 아니 이름만 그럴듯한 ‘프리랜서’다. 2019년, 13년 4개월간 출퇴근하던 일터를 어쩌다 떠나 바야흐로 인생 후반전을 기획하던 그해 끝에 코로나19 시대가 열렸다. 실업급여와 함께 2020년을 어영부영 보내고 2021년이 왔다.

 

가을에 ‘서울50플러스재단’이 진행하는 환경단체인턴십에 참여했다. 주2일 안팎의 출퇴근이 원칙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재택근무가 허용되었다. 햇병아리 프리랜서에게 몇 차례 강의기회가 주어졌는데, 온갖 강의를 온라인으로만 진행해야 했다. 그러다 12월에 한 강의를 맡게 되었다(주제: “사랑과 정치”). 코로나19 팬데믹이 잦아들어 수강생 가득한 강의실에 들어가 그들과 눈맞추며 강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까만 화면과 하얀 글자들(온라인 이름표기)을 지켜보며 일방통행식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강의자료 송출이 없을 때 보이는 까맣고 까만 네모칸들의 행렬, 기괴했다. 

 

헌데 그랬기 때문에 오히려 “사랑과 정치” 강의에서 특별한 순간들이 생겼다. 두 번째 강의 시간이었다. 한 여성이 아무런 사전예고 없이 자율적으로 화면을 켠 것이다. 그니는 내 말에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지나가던 아이(아마도 청소년)를 옆자리에 불러 잠시 앉혔다. 그날 나는 수업 말미에 그니에게 특별히 “감사합니다!” 인사를 건넸다. 이후 세 번째와 네 번째 강의시간에는 그니 외에도 두어 사람이 번갈아 화면을 켜서 ‘쌍방향 강의’를 만들어주었다. 고마운 일이었다.  

 

직접 만나지 못해도 화상회의를 통해 강의할 수 있어서 (하나님께서 풀과 꽃과 새를 키우시듯 나를 날마다 키워주셔서) 고맙고 다행스럽다. 하지만 직접 만나는 활동이 속히 재개되면 더욱 좋겠다. 사람 사이 쌍방향으로 오고가는 느낌이 주는 힘은 진짜진짜 감격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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