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새롭게 알아가는 어머니(이미경)
프로젝트

2021.12.-2022.1. 소식지(244호)

<2021년 10월 29일 어머니연구모임 후기> 

 

새롭게 알아가는 어머니
 
이미경


어머니연구가 다시 시작된다는 소식이 반가웠다. 엄마와의 관계가 삐걱대고 불편해진 지 몇 년 되었지만 그 이유가 뭔지도 모르겠고 엄마에게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맏딸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던 차였기 때문이다. 우선 엄마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써야 했기에 엄마와 이야기 나눴다. 엄마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내가 엄마에 대해 제대로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도 있었다. 어머니 연구를 시작하면서 전과 달리 엄마의 말씀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인다. 가정을 지키려 무조건 희생해야 했던 사람이 아니라 힘겨운 삶을 살아내면서 온갖 경험을 한 여자로 엄마를 바라보게 되었다. 첫 번째 모임에서 문은희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내가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원하는 답을 얻을 요량으로 대화를 끌어가기보다는 엄마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들으려 했다. 그리고 딸인 나도 내 마음을 솔직히 전해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다. 첫 모임 후 엄마와 불편한 마음을 주고받기도 했다. 나도 엄마도 속이 상했지만 궁극에는 서로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 그 마음을 좀 더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엄마이기 때문에,’ ‘나의 분신과도 같은 맏딸이기에’ 서로 덮고 지냈던 감정들을 조금씩 드러냄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만나고 알아가고 인정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번이 두 번째 모임이었는데 각 모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여러 어머니와 딸들을 만날 수 있었다. 때론 격하게 공감하고 때론 많은 생각거리를 얻기도 했다. 많은 엄마가 각각의 상황에서 자식을 키우기 위해 자신을 상당 부분 포기하면서 그 길을 갔는데 자식들에게조차 한 인격체로서가 아닌 완벽한 어머니의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로만 평가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는데 지금은 ‘엄마로서의 역할을 다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한 여성으로 굴곡진 삶을 헤쳐 나왔을 엄마를 만나고 그 엄마를 새롭게 알아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말로만 친구 같은 딸이 아니라 정말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그런 관계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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